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단순한 행동 문제나 환경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ADHD는 유전적 소인과 뇌 발달 및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신경발달장애입니다. 2025년 최신 연구를 기반으로 ADHD의 유전적 요인과 뇌에서 일어나는 발생 기전을 알아봅니다.
ADHD의 유전적 요인과 가족력 연구
ADHD는 강한 유전적 요인을 가진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ADHD의 유전력(heredity)은 약 70~80%로 보고됩니다.
부모 중 한 명이 ADHD일 경우 자녀가 ADHD일 확률은 일반 아동보다 약 2~8배 높습니다.
일란성 쌍둥이 연구에서도 한 명이 ADHD일 경우 다른 한 명도 ADHD일 가능성이 약 70~90%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ADHD와 관련된 주요 후보 유전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도파민 수용체 관련 유전자(DRD4, DRD5)
도파민 수용체의 민감도를 결정하며, 4번 반복 변이(DRD4 7-repeat allele)가 ADHD와 관련성이 높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 도파민 수송체 유전자(DAT1/SLC6A3)
도파민을 시냅스에서 재흡수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변이가 있을 경우 도파민 대사가 불안정해집니다. - 세로토닌 수용체 유전자(HTR1B)
충동 조절 및 감정 조절과 관련. 변이가 있을 경우 과잉행동과 공격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 SNAP-25 유전자
신경세포 간 신호전달에 중요한 단백질과 연관. 변이가 있으면 신경 네트워크 연결 효율이 낮아집니다.
즉, ADHD는 단일 유전자 이상이 아니라 여러 유전적 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유전자(polygenic) 질환입니다.
하지만 유전만으로 100% 결정되지는 않으며, 환경적 요인(임신 중 흡연, 미숙아 출산, 환경독소 노출)이 함께 작용해 발병 위험을 높입니다.
ADHD 발생 기전과 뇌의 신경학적 특징
ADHD는 뇌의 특정 영역과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의 불균형과 관련됩니다.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기능 저하
주의력, 계획, 충동 억제 등 ‘실행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발달이 늦거나 활동이 저하됩니다.
MRI 연구에서 ADHD 아동과 성인은 전전두엽, 대상회(cingulate cortex), 기저핵(basal ganglia) 등의 부피가 다소 작거나 연결성이 떨어진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불균형
도파민은 동기부여와 보상 시스템, 노르에피네프린은 집중과 각성 상태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ADHD 환자는 이 신경전달물질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아 보상 예측과 집중 유지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 아토목세틴)는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억제해 뇌에서 더 오래 작용하도록 돕습니다.
기저핵-소뇌 네트워크 이상
ADHD 환자는 운동 조절과 시간 인지에 관여하는 기저핵과 소뇌의 연결성이 약하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과잉행동이나 미세한 운동조절 문제, 시간 관리 어려움이 나타납니다.
보상회로 지연 가설(Reward Delay Hypothesis)
ADHD 뇌는 즉각적인 보상에는 반응하지만, 지연된 보상에는 동기부여가 낮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루하고 즉각적 성취감이 없는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즉, ADHD는 뇌 발달 지연과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신경회로의 기능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합니다.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
ADHD는 유전적으로 결정되지만, 환경적 요인이 발병 여부와 증상의 심각도를 조절합니다.
임신 중 환경
- 임신 중 흡연, 음주, 약물 복용
- 임신 중 스트레스와 감염 → 태아의 뇌 발달과 면역계 변화
출생 후 환경
- 미숙아 출산, 저체중 출산, 산소 부족
- 납·수은 같은 환경 독소 노출
- 초기 영양 불균형(오메가3, 아연, 철분 결핍)
심리·사회적 환경
- 아동기 정서적 스트레스
- 트라우마, 부모의 양육 방식
즉, ADHD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아이가 특정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었을 때 발현될 확률이 높아지는 질환입니다.
이를 유전자-환경 상호작용(Gene × Environment interaction)이라고 하며, 같은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어도 환경에 따라 ADHD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DHD는 유전적 소인과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신경발달장애입니다. DRD4·DAT1과 같은 도파민 관련 유전자 변이가 ADHD 위험을 높이며, 전전두엽과 보상회로 발달 지연이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을 유발합니다. 그러나 유전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임신·출생·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병 여부와 증상 강도를 결정합니다. ADHD는 뇌 발달과 생물학적 요인에 기반한 질환이므로, 정확한 이해와 맞춤형 치료가 필요합니다.